바람의 언덕, 전설의 용의 계곡, 그리고 그 끝없는 사냥터. 20여 년 전, 컴퓨터 CRT 모니터 앞에서 밤을 지새우던 나. 세월은 흘렀고, 나는 직장인이 되었으며, 시간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클릭한 사이트 하나가 나를 다시 용의 세계로 이끌었다.
리니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프리서버? 그거 불안정하고, 오래 못 간다던데…” 하지만 클릭 몇 번, 클라이언트 설치 후 접속한 그 순간, 나는 그 시절의 감정으로 되돌아갔다. 화면엔 익숙한 마을, 익숙한 BGM, 그리고 익숙한 전사들이 있었다. 낡았지만 반가운 그래픽 속에서, 나는 다시 전사가 되었다.
여기는 공식 서버가 아니다
리니지프리서버의 매력은 단순히 ‘무료’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여기서는 유저가 중심이다.
운영자는 단지 조율자일 뿐, 유저들이 직접 마을의 법칙을 만들고, 전투의 흐름을 결정한다.
누군가는 빠르게 레벨을 올려 보스 몬스터를 잡는 데 집중하고, 또 누군가는 동료들과 성을 점령하며 명예를 쌓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금이 강제되지 않는다.
공식 서버에서는 ‘현질’ 없이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고레벨 장비와 마법이, 이곳에서는 단지 노력과 시간으로 가능하다. 그리고 그 과정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서버마다 설정된 경험치 배율과 드롭율이 유저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 냄새 나는 게임
내가 접속한 서버에는 매일 저녁마다 ‘명예의 혈전’ 이벤트가 열린다.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서버 전체가 들썩이는 축제 같은 시간이다. 운영자는 직접 채팅으로 유저들과 소통하며 보상도 즉시 지급한다.
누구도 방치되지 않고, 누구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친구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낯선 유저에게 사냥터에서 버프를 받고, 도움을 받으며, 파티를 맺고, 때로는 같은 혈맹에 가입해 함께 싸운다. 디스코드 대신 게임 내 채팅으로 웃고 떠드는 그 감성. 이것이 바로 프리서버만의 매력이다.
운영자? 개발자? 유저 출신
많은 리니지프리서버는 운영자도 과거 리니지 유저였다.
그들은 단순히 서버를 여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 리니지’를 복원하고자 한다. 그래서 어떤 서버는 2001년 클래식 리니지를 완벽히 재현하고, 어떤 서버는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해 ‘진화형 리니지’를 추구하기도 한다.
특히 리니지프리서버에서는 이런 다양한 서버들의 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준다.
서버의 오픈 일정부터, 접속자 수, 서버 컨셉, 유저 후기까지 모두 확인 가능하다. 덕분에 나는 내 성향에 딱 맞는 PvP 중심 서버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제는 매일 퇴근 후 혈맹원들과 약속된 전장에 참여하는 것이 일과의 일부가 되었다.
추억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맞는 게임
프리서버는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다.
이곳에서는 현재의 내가 중심이 된다.
시간이 부족해도, 과금이 없어도, 복잡한 시스템 없이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리니지’라는 이름이 가진 고유의 감성과, 커뮤니티의 따뜻함이 살아있다.
마치며,
누군가에겐 프리서버는 규칙이 없는 공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의 성지’였다.
용의 숨결이 다시 피어오른 곳, 전쟁과 우정이 공존하는 가상 세계.
당신도 한때 리니지 속 용사였다면, 이제는 당신만의 리니지를 찾아 떠나보길 바란다.
